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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보기드문 야생화

세뿔투구꽃

by 물골나그네 2016. 10. 9.

2016. 10.  9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계곡 가장자리에 상당히 많은 개체가 자생하고 있었는데 모두 건강해 보였다.

  

 

 

 

 

 

 

세뿔투구꽃(Aconitum austrokoreense Koidz., 미나리아재비과)은 해발 180-650m의 숲 속 돌이 많은 지역에 주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비스듬히 서서 자라며 보통 60-80cm이지만 잘 자라면 100cm에 이르고, 가지는 갈라지지 않는다. 잎은 줄기에 어긋나게 붙으며, 줄기 아래쪽 몇 장은 둥글고, 그 위쪽 것들은 3갈래 또는 5갈래로 얕게 갈라져서 삼각형 내지 오각형으로 된다. 갈래조각의 끝은 뾰족하다. 줄기 위쪽으로 갈수록 삼각형 잎이 되며, 이 잎의 모양이 세 개의 뿔처럼 보이는 데서 우리말 이름이 유래했다. 다른 우리말 이름으로는 꽃 색깔에서 유래한 담색바꽃, 미색바꽃, 자생지인 구미 금오산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오돌또기, 금오오돌또기, 금오돌쩌귀 등이 있다.

꽃은 8-9월에 피고, 투구 모양이며, 하늘색 또는 노란빛을 띤 자주색이지만 드물게 흰색도 있다.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1개씩 피거나 짧은 총상꽃차례를 이루어 2-3개씩 핀다. 5장의 꽃받침잎이 꽃잎처럼 보이며, 꽃잎은 꽃받침 속에서 꿀샘으로 된다. 위쪽 꽃받침잎은 투구 모양으로 앞쪽에 부리가 있고, 옆쪽 꽃받침잎은 둥글고, 아래쪽 꽃받침잎은 긴 타원형이다. 꽃뿔은 길이 1cm 정도이며 관처럼 생겼다. 수술은 많고 암술은 3-4개이다. 열매는 골돌과이며, 3-4개씩 달리고 11월에 익는다.

세뿔투구꽃에 대한 학명은 Aconitum racemulosum Franch. var. austrokoreense (Koidz.) 이영노 교수(Y. N. Lee)가 1996년에 제안했다. 세뿔투구꽃을 중국에 자라는 투구꽃 일종의 변종으로 처리한 것인데, 이 학명을 제안한 고 이영노 교수는 중국에 자라는 투구꽃과 비슷한 것으로 판단했던 것 같다. 하지만 중국의 그 종(Aconitum racemulosum Franch.)은 중국 구이저우 성, 후베이 성 서부, 쓰촨 성, 윈난 성 북동부의 해발 1600-2800m 고산에 자라는 식물로 세뿔투구꽃과는 완전히 다른 식물로서 관련이 없는 듯하고, 세뿔투구꽃은 투구꽃속(屬)에서 다른 종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아주 좋은 종이라고 생각된다.

세뿔투구꽃이 소속되는 투구꽃속은 북쪽이 고향인 북방계열이다. 북방계열 식물이 한반도 끝자락에서 종분화를 통해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 세뿔투구꽃은 한라산과 남해안에 자라는 특산식물 한라투구꽃과 함께 세계에 내놓아 자랑할 만한 우리 꽃이다.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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